1. 냉중성자(冷中性子, cold neutron)
; 연구용 원자로에서 우라늄의 핵분열로 발생하는 중성자는 처음에는 평균 2 MeV 정도의 높은 에너지를 갖는데 이들은 원자로내의 감속재(減速材, moderator; 하나로의 경우 상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의 중수) 원자와 충돌하면서 감속재와 같은 온도를 갖는 열적 평형상태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중성자는 2 MeV보다 1억분의 1 정도 낮은 25 meV의 에너지를 갖는 열중성자로 변하게 된다. 이때 원자로 내에 극저온의 감속재(하나로의 경우 영하 250도의 액체 수소)를 설치하면 이 감속재를 통과한 열중성자들은 더욱 에너지가 차가워지게 되는데 이를 차가운 중성자, 즉 냉중성자라고 부른다.
2. 냉중성자의 나노기술 응용
; 보다 낮은 에너지 상태가 된 냉중성자는 파장이 대략 4~20 Å(옹스트롬) 정도가 된다. 이들 파장이 바로 나노(1 nm=10 Å) 영역에 해당한다. 우리 주변의 물체 길이나 움직임을 재려고 하면 비슷한 크기의 자가 필요하듯 나노 크기의 연구에서도 그에 맞는 자가 필요한 데 바로 냉중성자의 파장이 나노 영역 연구에 유용한 ‘자’가 되는 것이다.
3. 열중성자와 냉중성자 연구의 차이
- 냉중성자원은 원자로에서 생성된 열중성자를 액체 수소로 냉각해 4~20 Å 정도의 긴 파장을 갖는 중성자(0.1~10 meV 에너지)를 주된 분포로 갖는 냉중성자 스펙트럼을 생산하는 장치이며, 냉중성자빔 이용기술은 냉중성자와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산란/회절 현상을 이용하여 재료의 물성을 연구하는 기술이다.
- 반면 열중성자는 주로 물질의 원자영역 측정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물질에서 핵과 산란하는 고유 특성에 따라 원자수준에서 물질의 구조와 운동, 특히 응집물질의 특성연구에 이용된다.
- 냉중성자는 중성자 이용 연구를 원자 영역에서 나노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냉중성자는 열중성자에 비해 긴 파장과 낮은 에너지를 가짐으로써 나노 크기의 미시구조 분석 및 비균질성 정밀측정 등 나노구조 연구와 스핀 운동, 거대분자 운동 등 저에너지 동역학 연구의 강력한 측정 도구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열중성자와 냉중성자의 특성 비교]
열중성자 냉중성자
- 원자척도 구조분석 - 나노척도 구조분석
- 고속 동력학(fast dynamics) - 저속 동력학(slow dynamics)
- 낮은 에너지 분해능 - 높은 에너지 분해능
4. 중성자 산란장치
- 중성자가 재료내의 원자핵과 반응하여 나타내는 산란 및 회절 특성을 이용해 재료의 결정구조, 결함, 미세구조 등을 분석하는 장치. 중성자는 X-선, 감마선 등 다른 방사선에 비해 투과력이 높아 재료를 파괴하지 않고 내부 분석이 가능하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에 중성자소각산란장치(8M-SANS, 현재 냉중성자 실험동으로 이설중), 고분해능중성자분말회절장치(HRPD), 중성자4축회절장치(FCD), 중성자반사율측정장치(REF, 수직형 및 수평형 각 1기), 잔류응력측정장치(RSI), 중성자투과비파괴검사장치(NRF) 등 다양한 파장(0.1~0.6 nm)의 중성자를 이용하는 7기의 중성자산란장치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2010년 냉중성자 연구기반시설 구축이 완료되면 총 13기의 중성자산란장치를 보유하게 된다.
5. 냉중성자 활용 연구 사례
○ 냉중성자는 4~20 옹스트롬(Å)의 파장을 갖고 있어 기본적으로 1~100 나노미터(nm) 영역의 물질 구조를 연구하는데 주요 수단이 된다. 냉중성자는 X-선이나 레이저와 달리 극히 낮은 밀리전자볼트(~meV)의 에너지를 가져 나노과학 및 바이오기술에 해당하는 거대 분자의 운동 영역인 마이크로~밀리전자볼트(μeV~meV) 수준의 운동을 측정하는데 적합하다.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고도의 기술과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시설로서 미국, 유럽, 일본에 이어 최근 호주가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중국도 시설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형편이다.
냉중성자를 이용하는 중성자 산란장치는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으나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다양한 분야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용되는 산란장치는 ‘소각산란장치(small angle neutron spectrometer)'와 반사율 측정장치(reflectometer)'다.
또한 냉중성자를 이용하여 고분해능으로 비탄성 산란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을 활용, 냉중성자 3축분광장치와 디스크쵸퍼형 비행시간분광장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로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냉중성자 소각산란장치와 반사율 측정장치들을 개발, 설치하여 국내 산학연은 물론 국외 선진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 협력을 수행할 계획이다.
○ 냉중성자 소각산란장치(SANS)는 광범위한 영역의 고분자 연구, 계면활성제(surfactant) 등이 생성하는 콜로이드, 자기조립된 구조(self-assembled structure) 등 미세구조 측정에 활용된다. 또 약물전달체계의 Vector 개발, 생명공학에서의 리보좀 구조 분석, 고분자의 특성계수 측정, 나노입자 구조 분석에 대한 강점을 이용하여 물질 내부 결함과 불균일성 조사, 고기능성 신물질 및 신약개발, 고분자 및 거대분자 합성 및 물성 개조, 단백질 복합체 및 결정화 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
자기조립 구조의 SANS 측정상 단백질 결합 복합체의 구조연구
(a는 측면, b는 위에서, c는 아래서 본 구조,
S. Krueger et al@NIST, USA)
○ 냉중성자 반사율측정장치(Reflectometer)는 고분자 유기물질, 반도체, 유전체, 자성체 및 초전도체 등 다양한 연성 및 경성(soft & hard matter) 재료의 박막 구조 측정 및 분석에 활용된다. 이들은 나노과학과 바이오기술에서 고체박막 구조 측정, 인공생체막과 인체 체액내의 생체분자와의 상호작용 분석, 박막재료의 초임계상태 물질 구조 측정, 박막재료의 자기물질 배향 및 외부자기장에 의한 금속재료 구조 분석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용량 저장(mass storage)장치용 물질과 구조를 개발하고, 생체 구조 및 대사에 적합한 신물질 및 신약, 약물전달 물질과 그들의 다양한 구조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세포막과 막단백질의 구조 모델 hybrid 2중층 막구조 연구 예
(S. Krueger et al@NIST, USA)
○ 냉중성자 3축분광장치(Cold-TAS, cold neutron triple-axis spectrometer)를 이용해서는 초거대 자기저항물질, 다강체, 초전도체 등 다양한 물리, 화학 및 재료과학의 동력학 연구를 수행한다.
YBCO 단위세포구조 PSD 측정 예 spin fluctuation in YBCO6.6의
(H.A. Mook et al, Nature 365, 1998)
○ 냉중성자 디스크쵸퍼 비행시간분광장치(DC-ToF)를 이용해서는 분자들의 움직임을 측정, 넓은 에너지 범위의 준탄성 (quasi-elastic) 및 비탄성(in-elastic) 산란실험, 고체나 액체의 확산운동이나 자기물질과 원자의 진동 여기실험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기초 및 응용연구는 물론 나노과학과 바이오기술 분야의 비탄성연구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백질의 열안정성 측정 예(IN6@ILL) DNA의 susceptibility 측정 예(IN5@ILL)
향후 시설의 운영 및 이용연구가 안정화되고 국내 연구역량과 수요가 보다 더 선진화된다면 냉중성자 후방산란 분광장치(Back-scattering spectrometr)를 이용한 극히 높은 분해능이 요구되는 분자단위의 거동을 측정하여 고분자와 같은 저속 이완운동 (slow relaxation motion), 흡착된 물질의 운동 및 점도가 높은 액체의 거동을 측정할 수 있고, 냉중성자 스핀에코 분광장치 (Spin-Echo spectrometer)를 이용하여 원자나 작은 분자에 비해서 천천히 움직이는 단백질과 같은 거대 생체물질이나 고분자 물질들의 시간에 따른 운동을 측정하는 등 나노과학과 바이오기술의 ‘구조 및 운동’에 대한 물리적 측정, 분석에 강력히 활용될 것이다.
○ KIST에서 건설을 주관하는 고분해능 소각산란장치(HR-SANS; High Resilution (or Ultra-) Small Angle Neutron Scattering)는 중성자 빔을 오목요철 모양의 실리콘 단결정에 여러 번 반사시켜 잡음 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소각 산란 분해능을 미세 각도인 초각 (1도를 3,600으로 나눈 각도)에까지 도달하게 하는 이론에 근거한 장치이다. HR-SANS는 서브마이크론에서 마이크론 크기의 물질 구조 및 과학적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 소각산란장치(SANS)와 함께 사용될 경우 나노에서 마이크론 크기까지의 넓은 구조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상태의 시료(액체, 고체, 초임계, 입자, 기공물질)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응용분야는 강성 물질(광석, 금속, 자성체, 시멘트 등), 연성 물질(고분자, 교질, 초분자, 바이오물질 등) 등 거의 모든 물질 분야에 이용될 수 있으며, 또한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물질의 메조, 마이크론, 서브마이크론 구조와 이에 상응하는 과학적 현상을 이해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참고로 아래 그림은 KIST 전통과학연구회에서 수행중인 ‘한국 전통 먹과 수입 먹과의 물리적 구조 비교’ 연구 결과의 일부와 바이오에서 여러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다공성 소재의 구조 관련 자료이다.
댓글
댓글 쓰기